S STORY 

진단부터 신장이식까지, 

소아 신장질환 치료의 전 과정을 설계하다  

소아 신장병 환자들의 오늘과 내일을 잇는 따뜻한 길잡이, 이금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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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에서 신장병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성인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후천적 만성질환으로 신장이 서서히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소아에서는 선천적 요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신장이 하나뿐인 경우, 소변이 잘 배출되지 않아 신장이 부어 있는 선천성 수신증,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다낭신처럼 신장 형성과정에서의 구조적 이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반복적인 요로감염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지면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후 천적인 원인으로는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면역 염증이 생겨 단백뇨나 혈뇨가 지속되는 사구체질환이 있으며, 드물게는 소아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신장이 손상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희귀 신장질환의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예로 원발성 옥살산뇨증이 있습니다. 이는 간에서 옥살산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가 결핍되어 옥살산이 과다 생성되는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체내에 축적된 옥살산이 신장에 침착되면서 기능 저하와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병이 진행하면 뼈나 혈관, 근육등 다른 장기에도 침착되어 전신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영아기부터 심한 단백뇨와 전신 부종이 나타나는 선천성 신증후군이 있습니다. 이처럼 희귀 유전성 신장질환은 근본적인 치료가 쉽지 않고 여러 장기의 합병증을 동반하기 쉬워, 관련 진료과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유전자검사 기술이 발전하고 접근성이 높아 지면서, 과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던 신부전 환자에서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아 신장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부모가 일상에서 눈여겨봐야 할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소아 신장질환은 기능이 상당히 저하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의 소변이 붉게 보이는 육안적 혈뇨는 비교적 쉽게 인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증상 없이 학교 건강검진에서 단백뇨나 현미경적 혈뇨가 발견되면서 처음 신장 이상을 알게 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최근에는 산전 초음파검사의 보편화로 태아 시기부터 신장의 구조적 이상이 진단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만큼, 보호자가 건강검진 결과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소아신장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와 추적 관찰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신장기능 저하가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요독이 축적되면서 가려움증, 무기력, 메스꺼움,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고혈압·빈혈·전해질 이상도 동반됩니다. 특히 소아에서는 ‘성장 지연’이 중요한 합병증입니다. 신장은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일 뿐 아니라, 뼈 형성에 필요한 비타민D를 활성화하고 적혈구 생성을 돕는 조혈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요독이 쌓이면 식욕이 저하되고, 필요한 경우 시행하는 식이 조절이 아이의 입맛에 맞지 않아 충분한 영양 섭취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아 신장질환 치료는 단순히 신장기능 수치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영양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필요할 경우 소아내분비과와 협진해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어린 환자들은 언제 투석치료를 시작하게 되나요? 

만성 신장병은 신장기능에 따라 1-5단계로 구분되며, 일반적으로 신장기능이 15% 미만으로 감소한 5단계에서 투석을 시작합니다. 다만 4단계라도 요독 증상이 심하거나 성장 장애가 뚜렷한 경우에는 투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투석은 신장이식 전까지 아이의 전신 상태를 유지해주는 ‘징검다리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석 시기와 방법은 아이의 나이, 체격, 생활환경, 보호자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혈액투석은 기계를 이용해 혈액을 직접 정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이 높지만, 주 3-4회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체구가 작은 아이의 경우 혈압저하 위험이 커 일반적으로 체중이 10kg 이상일 때 시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복막투석은 복막을 이용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보호자가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어 낮시간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고 식이 제한도 덜한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보호자의 부담이 크고, 복막염 같은 감염 위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지난해 11월, 소아투석실을 개소했습니다. 성인과 분리된 소아 전문 투석실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투석은 고도의 전문성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치료입니다. 특히 소아는 혈액량이 적고 혈압 변화에 민감해 투석 중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체구에 맞는 장비와 전용 필터, 정교한 혈류 속도 조절이 필수적입니다. 정서적 환경 역시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치료 과정에서 쉽게 불안해질 수 있어, 성인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치료받을 경우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투석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환경이 구비되어 있고, 소아 중환자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담 의료진이 상주해 보다 안전하고 세심한 치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환아와 보호자들도 보다 안 정적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투석치료 이후 신장이식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투석은 신장기능을 효과적으로 보완해 아이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치료입니다. 다만 성장과 장기적인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시행되는 신장이식은 또 하나의 중요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성장 지연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장이식은 가족이 기증하는 생체이식과 뇌사자이식으로 나뉩니다. 과거에는 소아 환자도 성인과 동일하게 장기간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제도 개선으로 동일 조건에서는 소아환자에게 뇌사자 신장이 우선 배정되면서 평균 대기 기간이 단축되었습니다. 신장 이식은 아이의 전신 상태와 성장단계, 기증자 신장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합니다. 소아신장과와 이식외과를 비롯한 관련 진료과가 긴밀히 논의해 가장 적절한 시기와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수술 전 준비부터 이후 장기 관리 까지 진료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속성 있는 치료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소중한 아이의 신장을 지키기 위해,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 식단 관리의 기본은 ‘싱겁게 먹기’입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높이고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 소아는 성장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성인처럼 단백질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개별 상태에 맞춘 의료진의 식이 지침을 반드시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홍삼, 녹즙, 보약, 각종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은 ‘몸에 좋다’는 인식과 달리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복용 전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 고열이나 탈수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방문할 수 있는 지역 병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초기 대응이 추가적인 신장 손상을 막는 데 중요합니다. 

- 치료는 의료진과 보호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다양한 정보는 참고가 될 수 있지만, 아이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이는 주치의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금화 교수 소아신장과

진료 분야 : 소아 만성 신장질환, 신증후군 및 사구체질환, 헤노흐-쇤라인 자반증, 희귀·유전성 신장질환, 소아 투석 및 신장이식 

프로필 바로가기 


소아 신장질환의 진단부터 투석, 신장이식, 이식 후 장기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투석실의 진료 체계를 운영하며 중증 환아 치료를 맡고 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으며,

 투석이 필요한 경우에도 아이의 성장과 전신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계별 관리를 시행한다. 

궁극적으로는 환아들이 또래와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고, 성인이 되었을 때 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3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